커뮤니티 만들기의 5대 핵심 요소

실리콘밸리에서 요즘 핫하게 뜨는 곳으로, 디자이너가 공동창업자로 있는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디자이너 펀드(Designer Fund)의 글입니다. 자연스런 읽기 경험을 위해 직역이 어려운 부분은 과감히 의역했습니다. 뜻을 1:1로 옮기진 않았지만, 원 뜻을 가급적 가장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옮기기 위해 애썼습니다. Enrique Allen의 원문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100명이 넘는 A급 기업가, 투자자, 엔젤들을 모아 커뮤니티를 만든 건가요?”

지난 몇 년동안 디자이너 펀드(Designer Fund)가 줄곧 받아온 질문이다. 사실 맨땅에서부터 이렇게 성공적인 커뮤니티를 일구고 유지해 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배운 것은 5P, 즉, 사명(purpose), 사람(people), 관습(practice), 공간(place), 그리고 성장(progress) 이라는 5가지 핵심 요소 의도적으로 디자인하는 것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

1. 사명(purpose)

사람은 자신의 가치와 믿음을 반영하는 집단에 끌리게 마련이다. 한 조직의 사명은 구성원들이 거기에 왜 자기의 돈과 시간을 쏟아야 할지에 대한 이유가 되어준다. “왜”냐는 질문에 답을 준다. 구성원 각자 개개인의 스토리에 앞뒤 맥락을 부여해 주는 것이다. 종교나 조직, 운동,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어딘가에 묘한 끌림을 느꼈다면 거기에는 분명히 그 사람을 이끄는, 이른바 그 “왜”에 대한 답이 있기 때문이다. 명료한 말로 정의된 사명(purpose statement)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디자이너 펀드를 예로 들자면 이렇다. 우리는 교육이나 건강, 에너지 등 전통적으로 디자인 혁신이 부족한 산업에 보다 훌륭한 디자인 감각을 갖춘 제품과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디자이너 펀드만의 고유한 방법은, 디자이너가 코파운더로 있는 스타트업에 펀딩을 제공하는 한 편, 실력있는 디자이너들을 (수백 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들과  연결해 주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에게 영감과 신뢰가 되어 주는 것도 바로 이런 사명이다. 사람들은 디자이너 펀드가 단순히 돈을 벌자고 그런 일을 하는 게 아님을 보고 겪고 느낀다. 디자이너 펀드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디자이너들의 성공적 커리어 구축을 돕는 한 편,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세상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돕기 위함이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성공이 사명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사명에 공감하고 우러나는 마음으로 끈기 행동하는 그런 ‘꼭 맞는’ 사람들(right people)이 필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환대받고 싶어하고, 존중받고 싶어하며, 자신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다.”

2. 사람(People)

커뮤니티는 사람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이고, 커뮤니티가 성립되려면 당연히 사람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소속감이다. 사람들은 서로 공유하는 것이 많아 동질감이 충분할 때 비로소 소속감과 유대감을 느낀다. 생김새가, 말투가, 혹은 사는 곳이 비슷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커뮤니티가 제대로 된 커뮤니티인지 아닌지를 말해주는 것은, 그 안 속한 사람들이 상호간에 유대와 성장에 대한 서로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어울리는 사람들인지의 여부다.

예를들어 디자이너 펀드가 운영하는 디자이너 경력 개발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Bridge“라는 것이 있다. 이 프로그램을 거치는 디자이너들은 대략 대학교 졸업 후 평균 6년의 실무 경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인데, 이들이 가진 공통점은 바로 좋은 사용자 경험(great experiences for people)에 대한 높은 열망과 더불어, 상호간의 배움과 자극을 통한 꾸준한 성장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한가지 잊지 말하야 할 것은, 커뮤니티에 공통 분모가 없는 사람이 한 사람씩 늘 때마다, 구성원이 느끼는 소속감과 참여도는 점차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커뮤니티에 누구를 포함시키고 누구를 제외할 지 큐레이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커뮤니티에는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이 커뮤니티의 일원임을 확인시켜줄 관습이 필요하다.

“커뮤니티가 고유의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구성원 전체가 공유하는 관습(Practice)이 필요하다.”

 3. 관습(Practice)

사람들이 커뮤니티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게 하려면 구성원이 참여하며 만들어가는 공동의 관습이 있어야 한다. ‘네이처’지에서도Dan Jones이 ‘커뮤니티의 가치를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는 반복되는 공동의 활동, 즉 관습이 필요하다’고 쓴 바 있다. 명상이 됐든, 봉사활동이 됐든, 디자인 활동이 됐든 말이다.

Bridge 프로그램의 경우엔 매주 화요일 밤마다 워크샵, 저녁식사, 대화 등으로 구성하여 진행하는 행사가 이런 관습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이 자리에서는 참가자들이 친밀하고 캐주얼한 분위기 속에서 개개인의 가진 전문성 수준과 상관없이 자신만의 창작 프로세스를 발표하고 공유하며 서로 배움을 나눈다. Dropbox의 디자이너가 Pinterest의 디자이너의 작업 방식에 대해 한 수를 배우는 식이다. 이런 관습을 통해 최신의 디자인 툴과 방법론을 서로 나누면서, 참여하는 디자이너 전체가 함께 성장한다. 집단의 지식과 경험이 이 자리에서 벌어지는 이종교배를 통해 점차 널리 퍼져 나가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가 배운 것은, 이런 자리를 온라인에서만 가져서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사람들의 주의력과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구성원들에게 더 큰 소속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리듬을 가지고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 직접 얼굴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장소를 마련해 한 곳에서 반복적으로 만나면 친밀감과 신뢰가 쌓인다.”

4. 공간(Place)

같은 사명을 추구하고, 그 그룹의 활동과 관습에 대해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닌데, 여기에 필요한 게 하나 더 있다. 찾은 사람들이 상호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커뮤니티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모일 수 있는 공동의 공간이 필요하다.

디자이너 펀드의 경우, Bridge 프로그램의 이벤트 대부분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치렀다. 이 스튜디오는 사무-주거 겸용 공간이었던만큼, 인테리어는 사무실보다는 집에 가까운 느낌으로 꾸몄다. 펀드는 이 스튜디오에서 다양한 행사를 벌이며 적극적으로 커뮤니티 사람들을 초대했는데, 이 속에서 사람들이 이 공간을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길 바랬다.

정기적으로 저녁 밥을 같이 먹는 자리를 만들었다. 자연스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기존에 만났던 낯익은 사람들과는 더욱 친해질 수 있도록 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람을 반복해서 만나면 관계가 발전하는건 당연한 이치다. 처음 만났을 때야 그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만 나누고 그칠 수도 있겠지만, 같은 곳에서 또 만나면 아무래도 얘기도 더 나누게 되고, 결국엔 따로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이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는 식으로 관계도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구성원들을 커뮤니티에 잡아 두기 위해서는 그래서 구성원들을 상호간에 소개해주고 연결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구성원이 커뮤니티 참여를 시간낭비로 느끼지 않으려면, 참여를 통해 얻어 갈 가치가 분명해야 한다.”

5. 성장(Progress)

성장(progress)이라는 말은 전진(advance)을 뜻하는 라틴어 ‘progressus’에서 유래한다. 사람들은 제각기 직장일로, 가족과 친구일로 이미 모두 바빠서, 여가 생활에 쓸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커뮤니티 활동은 여가 생활에서도 우선 순위 가장 떨어지는 일이기 쉽다. 구성원들이 커뮤니티에 헌신하도록 하기란 그래서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커뮤니티 참여가 개인적으로든 업무적으로든 그들의 성장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면, 사람들은 참여도는 점차 높아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커뮤니티를 구축할 때에는 구성원들을 참여를 유발한 내적, 외적 동기를 함께 디자인해야 한다.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든가, 다른 사람과의 의미있는 만남을 가치로 제안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참여도 제고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동기를 부여할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먼저 주는’ 문화를 만드는 일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내가 준만큼 받아야겠다는 ‘거래적 관점’을 뛰어너머, 대가에 대한 기대 없이 ‘먼저 기여’하는 문화를 만드는 일이다. 내가 특정 대가를 바라지 않아도, 모두가 먼저 기여하는 문화와 이 토대를 공유하는 구성원들에 의해 어떻게든 나도 도움을 받게 되어있다는 믿음과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다.

디자이너 펀드가 하는 일은 선배 디자이너들이 다음 세대의 디자이너들에게 재투자하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이들의 투자는 그저 돈을 벌자고 하는 투자가 아니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줄 제품과 서비스 만들기 위한 투자다. 만일 여러분이 디자이너 펀드 커뮤니티에 들어온다면, 이는 여러분이 디자이너 펀드가 가진 뜻과 믿음에 동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설명한 5P의 프레임워크가 여러분 각자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좀 더 자세한 사례 분석이나 인사이트를 원한다면 디자이너 펀드의 “Bridge” 프로그램 웹페이지를 살펴보길 바란다.

커뮤니티 만들기의 5대 핵심 요소”의 33개의 생각

    1. 어? 이 글이 길진 않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합니다. 그리고 많이 배우게 하네요. 열린 가슴으로….

  1. 언젠가 포스팅에 디자이너스 펀드를 언급해주신 분이 계셔 관심갖고 있던 찰나에 이렇게 자세히 풀어주셨네요. 디자인 서비스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막 생겼더랍니다. 한국의 스타트업도 도전해볼 수 있는지..혹시 정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2. 정말 좋은 글이네요. 오늘 아침에 이제 막 시작한 커뮤니티의 사람들과 이 글을 공유하고 여태 토의중입니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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