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석의 사유와 기록

  1. 원본을 팔지 않는 경제

    기억은 팔리지 않는다. 팔 수 있는 것은 기록을 만드는 일, 지키고 증명하는 일, 원본에서 자라 나오는 것뿐이다. 그 사람이 여기까지는 써도 된다고, 이 대목은 아직 두자고 말할 수 있는 자리를 오래 유지하는 일. 그 일에 값을 치르는 경제가 만들어져야한다.

  2. 살아남느라 바빴던 나라를 위하여

    숫자는 남았지만 사람은 사라졌다. 진영은 남았지만 생애는 사라졌다. 우리는 서로를 미워하기 전에 서로를 몰랐다.

  3. 미운 정과 자기 몫의 고통에 관하여

    승인은 묻는다. 너는 충분히 잘했는가. 인정은 말한다. 나는 너를 본다. 승인은 조건이 바뀌면 철회될 수 있다. 인정은 잘했고 못했고를 판단하기 전에 그 사람이 거기에 있음을 받아들인다. 승인이 성과에 대한 것이라면 인정은 존재에 대한 것이다.

  4. 입교당에 돌아온 제비

    2026년 제1회 병산서원 강학회 참관기

  5. 미래는 과거의 해석이다

    시민의 기억을 기록하는 일에 관하여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술적 여건을 갖게 되었다. 이전에는 불가능했다. 기록은 승자의 것이었다. 왕이 실록을 남겼고, 장군이 전쟁을 기술했고, 학자가 역사를 편찬했다. 나머지 대다수의 삶은 흔적 없이…

  6. 언령(言靈): 말 속에 깃든 영

    종이 위에 "언령"이라고 꾹꾹 눌러 써본다. 동그라미와 직선 여러 개가 무늬를 이룬다. 이 글자를 읽을 수 없는 사람에게는 흑연이 남긴 궤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한번 글을 배우면, 이 궤적은 소리가 되고 뜻이 된다.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흑연 분자에? 종이 섬유에? 어디에도 없다. 의미는 패턴과 그것을 읽는 자 사이에서 발생한다.

  7. 로컬 맥시멈의 세계에서 글로벌 맥시멈을 고민하는 일에 대하여

    아무도 악의가 없었다. 각자 합리적으로 자기 이익을 추구했을 뿐이다. 로컬 맥시멈을 올랐을 뿐이다. 그런데 그 합산이, 아무도 원하지 않았던 구조로 수렴한다. 글의 표현을 빌리면, 연가시에 감염된 사마귀처럼. 각 행위자는 자기 의지로 선택한다고 믿지만, 결과적으로 누군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8. [대만기사 번역] 한은 금지된 울음소리

    대만 지식인의 시선에서 한국의 영화 <파묘>와 <1987>, 그리고 무속 신앙을 통해 한국인 고유의 정서인 '한(恨)'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흥미로운 글이다. 외부자의 시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역사적 상처와 치유 과정을 놀랍도록 예리하고 따뜻하게 통찰하고 있어, 번역하여 소개한다.

  9. [번역] 자기 배신은 뇌를 어떻게 무너뜨리는가

    신경계는 말하지 못한 진실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그리고 왜 침묵을 깨는 것이 생물학적인 용기인가.

  10. 차가운 요새와 따뜻한 식탁

    김범석의 침묵, 그리고 에드워드 리의 고백 가끔 현실은 어떤 작가가 쓴 각본보다 더 극적일 때가 있다. 한국 사회가 쿠팡 김범석 의장의 ‘불출석’과 ‘침묵’에 대해 차가운 분노를 삼키고 있던 며칠 사이,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엉뚱한 편지 한 통이 우리를 울렸다. 넷플릭스 의 에드워드…

  11. 김범석, 쿠팡, 그리고 한국 사회의 정렬 시험(Alignment Test)

    수백만 명의 고객 데이터 유출과 뒤이은 대표의 국정감사 불출석 논란. 이번 사태는 애초에 이렇게까지 확전될 일이 아니었다. 김범석과 쿠팡에게는 초기에 단 하나의 선택지만 있었고, 그 선택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했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책임지고, 비슷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12. 풀리지 않는 분열과 함께 사는 법

    문제는 사회가 분열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가는 분열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모르는 것일지 모른다. 미래는 모든 것을 해결하는 이들이 아니라, 해결이 없을 때도 계속 생각하는 법을 배운 이들의 것일 수 있다.

  13. 첫 번째 공명

    영문 뉴스레터 Resonant Circuit(공명 회로)의 첫 글. 집안 이야기, 마을의 의장소 문서, AI 정책, 사회 갈등에서 같은 구조가 되풀이되는 것을 하회에서 보기 시작했다.

  14. 어느 한 81년생의 초상

    1981년생은 아날로그의 황혼과 디지털의 여명 사이에서 태어나, IMF와 헬조선을 지나, 여전히 전환기의 문턱을 걷는 세대다. 세계사의 변곡점마다 맞닥뜨린 충격 속에서, 의미와 균형을 찾아 실험하는 이들의 자화상. 그리고 나는 그 교차점에서, 새로운 회로를 다시 짜는 한 81년생의 초상을 그린다.

  15. 하필이면 하회

    하회는 단지 유교 기억의 저장소가 아니다. 강이 돌아 흐르고, 조상의 위패가 옮겨지지 않고, 그 제사 속에 반복되는 기억이 묻혀 있는 이 장소는 단지 ‘보존된’ 곳이 아니라 “되돌아온다”고 약속된 곳, Providence, 필연의 자리다.

  16. 징·비(懲·毖): 고통을 의미로 바꾸는 기술

    대개 징비는 "재발 방지"라는 단순한 교훈으로 오해된다. 진정한 징·비는 과거의 고통과 '한'을 다시 살아내고, 인정하고, 함께 울어주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을 다음 세대가 느낄 수 있도록 울림으로 남기는 일이다.

  17. 단절된 회로를 잇다

    그분들이 겪어낸 시간은, 단지 ‘먼 조상들의 고통’이 아니었다. 그 고통이 없었다면— 그분들께서 그 고통을 먼저 살아주지 않으셨더라면—나는 이 생을, 살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18. 12월의 밤이 5월의 새벽에게 묻다

    5월의 침묵이 12월의 소란에게 답했다. 기억하지 않으면, 반복된다고.

  19. 하회마을: 국가 기억의 집적 회로

    하회를 찾는 일은 단순한 관광이나 유산 관람이 아니라, 하나의 문명적 메모리를 다시 접속하는 리추얼적 행위다. 그 기억 속에서 나의 위치를 되묻고, 오늘의 윤리를 재정렬하는 여정이다.

  20. 존재를 감지하는 시대, 우리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세상은 변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많은 지식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가, 누가 더 맑게 반응할 수 있는가이다.

  21. 이 울림을 듣는 당신에게

    초월은 수직 상승이 아니라, 수직 하강 끝에 열린 수평의 무한.

  22. 코드 뒤에 숨을 곳은 없다 [3/3]

    EOS 거버넌스 부패를 고백한 3부작의 마지막 글. 거래소에 맡긴 고객 토큰으로 막후에서 사고판 표 위에 선 BP와 ENF에 정당성이 있는지 묻고, 거래소 투표부터 고치자고 제안한다.

  23. 코드 뒤에 숨을 곳은 없다 [2/3]

    거래소에 맡긴 EOS로 누가 어떻게 투표하는가. 투표 매수와 맞교환으로 카르텔이 굳어지는 과정을 내 카카오톡 캡처까지 꺼내 보인다. 스테이킹은 곧 투표다.

  24. 코드 뒤에 숨을 곳은 없다 [1/3]

    2018년부터 EOS 블록 프로듀서로 일한 노드 운영자의 고백. 투표 매매와 거래소 스테이킹이 어떻게 체인의 거버넌스를 무너뜨렸는지, 3부작의 첫 편에서 그 역사와 나 자신의 몫을 털어놓는다.

  25. 집으로 돌아가자, EOS

    2023년 가을 EOS 커뮤니티에 띄운 공개편지. 블록원과 갈라선 지 2년, ENF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지만 토큰 가치는 90%가 사라졌다. 이제 블록원과 화해하고 Profi와 14만 BTC라는 원래 비전으로 돌아갈 때다.

  26. 페트로달러 시스템에서 비트코인 본위제로

    오늘날 세계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미국의 달러 시스템은 석유와 독재자, 불평등, 그리고 군산 복합체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비트코인이 어떻게 이를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27. 스포티파이에서는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한국에서 접해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운 서비스 중 하나로 유럽의 음악 스트리밍 회사인 스포티파이(Spotify)가 있다. 스포티파이는 다니엘 에크(Daniel Ek)가 스웨덴을 시작으로 2008년 출범하여, 2016년 9월 기준으로 사용자는 1억명 이상, 프리미엄 사용자는 4,000만명에 다다르는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2016년 3월 현재 누적 투자액만 해도 $2272(한화 약 3조원)에 달한다. 이제 업력도 꽤 되느니만큼 직원 수만 해도 벌써 […]

  28. 엘런머스크는 어떻게 생각하고 실천하는가

    엘론 머스크식의 사고방식과 대다수 사람들의 사고방식의 차이점은 셰프와 요리사의 차이점과 비슷하다. 셰프는 제1원리로부터 추론을 시작하지만, 요리사들은 자신이 한 번 먹어본, 맛있었던, 다른 누군가가 만드는 걸 본적이 있는 레시피를 가지고 자신의 일을 한다. 엘런머스크와 일반인의 뇌구조를 다양한 층위에서 살펴보는 엄청나게 길고 재미있고 유익한 글.

  29. 하드웨어 스타트업에게 크라우드 펀딩이란

    하드웨어 스타트업으로서 이제는 너무나도 당연한 수순이 되어버린 크라우드 펀딩. 창업자들은 더이상 크라우드 펀딩을 하느냐 마느냐를 질문하지 않는다. 하지만 할 때 하더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고민은 크라우드 펀딩이 본인의 회사에(또는 제품에)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왜’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여기에 대한 답이 있어야 ‘언제’, ‘어떻게’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30. Y-COMBINATOR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Y-Combinator 파트너이자 폴 그레이엄의 아내이기도 한 Jessica Livingston이 얼마 전 있었던 여성기업가 주제 컨퍼런스에서 발표했던 내용을 개인 블로그에 포스팅한 내용을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은 여기를 참고하세요) Y-Combinator의 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문화’와, 이 ‘문화’를 만든 장본인으로서 Jessica가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를 담고 있습니다.

  31. 남편 떠난 지 30일, 셰릴 샌드버그가 깨달은 것들

    6월 3일. 페이스북 COO 쉐릴 샌드버그가 남편을 사별하고 30일간의 추모기간을 보내면서 느낀 점을 페북 타임라인에 남긴 글이 많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글 전문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32. 커뮤니티 만들기의 5대 핵심 요소

    실리콘밸리에서 디자이너가 공동창업자로 있는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디자이너스 펀드가 공유한 “성공적인 커뮤니티 구축을 위한 5대 요소”라는 글을 옮긴 것입니다. 사명(purpose), 사람(people), 관습(practice), 공간(place), 그리고 성장(progress) 이라는 5가지 핵심 요소를 의도적으로 디자인하는 것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